페퍼톤스 "켜켜이 쌓은 20년…긍정적·낙관적 이야기 지켰죠"

20주년 기념 앨범 '트웬티 플렌티'…잔나비·이진아 등 참여

페퍼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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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테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태수 기자 = "앨범마다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이야기를 고수해왔어요. 그걸 지켜온 것은 잘한 일이지요." (신재평)

"일상 속 가장 작은 기쁨이라 할지라도 그걸 증폭시켜 노래로 만드는 사람이 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이장원)

밴드 페퍼톤스는 최근 서울 강남구에서 진행한 언론사 공동 인터뷰에서 "일 년 일 년 켜켜이 쌓아 20년을 맞이했다"며 "대견한 생각이 들었다. 20주년 앨범까지 낸 만큼, 올해를 특별하게 기념하고 앞으로 잘해 나가겠다"고 뜻깊은 해를 맞이한 소감을 밝혔다.

페퍼톤스는 2004년 '후추처럼 기분 좋은 자극을 주겠다'는 취지로 신재평과 이장원이 결성한 팀이다. 이들은 2005년 첫 정규음반 '컬러풀 익스프레스'(Colorful Express)로 '우울증을 위한 뉴테라피 2인조'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8년 2집 '뉴 스탠더드'(New Standard)에서 두 사람의 보컬 비중을 늘렸고, 2022년 7집 '사우전드 이어스'(thousand years)에서는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따뜻한 음악을 선보였다.

두 사람은 지난 20년간 청량하고 긍정적인 음악으로 꾸준히 대중을 위로해왔다.

신재평은 "처음에는 신나는 음악을 만들어볼까 하고 시작된 팀이다. 편곡도 화려하고 과격하면서도 귀여운 음악을 해보자고 하다가 즐거운 기분을 느꼈다"며 "(우리 음악을 듣고) 마음이 가벼워졌다는 말을 듣고서 우리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마음도 생기고, 앨범을 낼 때마다 고민도 많이 하게 됐다"고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꾸준하게 (우리만의) 정서와 세계관을 고수해 왔다는 것을 기념하고 싶다"며 "코로나19 시기에서도 (우리가) 느끼고 암울하게 여긴 점들을 담아냈고, 그런데도 좌절하지 않는 모습을 그려내 사람들을 응원했다"고 강조했다.

이장원은 20년간 긍정의 에너지를 유지하는 비결을 묻자 "우리 모두 다 희망을 갖고 싶어 하는 게 사실이지 않으냐"며 "염세적일 수도 있겠지만, 그마저도 '쨍하고 해 뜰 날'을 기다리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을 솔직하게 내비치려 했다"고 답했다.

그는 "일상 속 소소한 일조차 감사하고 기쁜 일이 많다"며 "내가 원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더라도 내 삶에는 행복을 찾을 일이 많다고 느낀다. 이게 선천적인 것인지, 종교에 의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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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은 음악 활동 외에도 그간 '찐팬구역', '문제적 남자 : 브레인 유랑단', '뇌섹시대 - 문제적 남자' 등에 활발하게 출연하며 방송가에서도 주가를 높여왔다.

그는 "(여전히) 방송 활동을 즐길 정도는 아니고, 긴장을 많이 한다"면서도 "확실히 긴장감이 예전에 비해서는 덜하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놀라는데, 티가 안 났다면 쾌거"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페퍼톤스는 17일 데뷔 20주년을 기념한 새 앨범 '트웬티 플렌티'(Twenty Plenty)를 내놓고 팬들을 찾아왔다.

앨범은 A·B 2 CD로 제작돼 풍성함을 더했다.

A 사이드에는 '계절의 끝에서'(수민), '행운을 빌어요'(잔나비), '공원여행'(이진아·정동환), '검은 산'(웨이브 투 어스) 등 대표곡 10곡이 동료 뮤지션의 목소리로 재해석돼 담겼다.

B 사이드에는 과거 미처 음반에 수록되지 못하고 남겨졌던 노래 10곡이 추려져 수록됐다. 오래전 습작처럼 만들어 둔 노래부터 최근에 완성한 타이틀곡 '라이더스'까지 다양한 노래가 선물 보따리처럼 실렸다.

타이틀곡 '라이더스'는 지금까지 달려온 시간을 바탕으로 더 멀리 나아가겠다는 두 사람의 뜨거운 다짐과 포부가 녹아든 곡이다. '영원토록 변하지 않는 우리들의 노래 오∼ / 수많은 시간을 함께한 오랜 친구 가자 또다시 오∼'라는 희망찬 가사가 벅찬 감정을 들게 한다.

신재평은 "가죽 재킷을 입고, 선글라스를 쓰고, 부츠를 신은 라이더 족은 남들에게는 유별난 사람처럼 보이겠지만, 타인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멋을 고수하는 점이 우리가 20년간 걸어온 길과 닮아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그러한 제목과 소재로 노래를 만들게 됐다"며 "꿈꾸는 곳, 각자 바라는 곳으로 가자는 취지의 노래"라고 소개했다.

페퍼톤스는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오는 6월 22∼23일 단독 콘서트 '파티 플렌티'(Party Plenty)도 연다.

"그때그때 청자에게 새롭게 다가오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저희 생각을 음악에 온전히 담아내야 한다고 봅니다. 40대인데, 억지로 20대 청춘인 것처럼은 하지 않으려고요. 하하." (신재평)

"데뷔 시절엔 우리가 '솔라 시스템(태양계) 슈퍼스타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때가 그립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하하. 이제까지 쌓은 20년을 바탕으로 더 즐거운 추억을 팬들과 쌓아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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