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산 "불협화음 많은 세상, 재즈로 하나 돼 배려·존중 나눠요"

서울 노들섬서 서울재즈페스타…"K-재즈, 진화하며 꿈틀거리고 있다"

웅산 한국재즈협회장
웅산 한국재즈협회장

[웅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태수 기자 = "불협화음이 많은 이 세상, 재즈라는 코드로 하나가 돼 배려와 존중을 무대에서 나누고 싶습니다."

한국재즈협회장을 맡은 국내 간판 재즈 디바 웅산은 15일 와의 인터뷰에서 "한류 위상이 높아지면서 K-재즈도 진화하며 (무언가 일을 내려) 꿈틀거리는 중"이라며 "그간 한·중·일 통합 재즈 페스티벌은 없었는데, 불협화음을 내는 이웃끼리 '화음' 한번 만들어보려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웅산은 이달 26∼27일 서울 노들섬 복합문화공간 일대에서 열리는 도심 재즈 음악 축제 '2024 서울재즈페스타' 준비에 한창이다.

한국재즈협회는 4월 30일 유네스코 지정 '세계 재즈의 날'을 맞아 매년 이즈음을 전후해 서울재즈페스타를 열고 있다.

올해 행사에는 중국의 재즈 보컬리스트 재스민 첸, 일본의 재일동포 3세 보컬리스트 게이코 리와 기타리스트 지로 요시다, 영국 트럼펫 연주자 데이먼 브라운 등이 출연해서 한중일 재즈를 아우른다.

웅산은 "사람들은 재즈를 미국 서부와 동부, 유럽, 일본으로 나누지만 한중일이 붙어있는데 왜 굳이 일본을 한국·중국과 나누느냐"며 "우리 아시안 재즈가 이런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 안에서 독특함을 찾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음악 안에서 충분히 하나가 될 수 있으며 끊임없이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려 했다"며 "환경 문제나 기후 변화가 심각하지만, 많은 사람이 남 탓만 하고 있지 않으냐. 그런 불협화음 속에서 우리 뮤지션은 아름다운 시선으로 세상을 가꾸는 음악을 해야 한다"고 소신을 들려줬다.

그래서 올해 서울재즈페스타의 슬로건은 '화합과 평화, 사랑과 존중'이다.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등 세계 각지에서 전쟁의 포화로 신음하는 요즘, 음악으로 화합을 꿈꾸는 자리다.

웅산은 "무대라는 낯선 공간 위에서 낯선 관객에게 음악 보따리를 풀어놔야 하는데, 누구 하나가 '멋져 보여야겠다'며 잘난 척하는 순간, 조화롭지 않은 음악이 나오고 만다"며 "재즈 뮤지션은 기본적으로 자유와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하되, 배려와 존중을 기본으로 깔아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아주 자연스럽게 그 공기 안에서 뮤지션과 관객이 하나 되는 음악으로 이끌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웅산 한국재즈협회장
웅산 한국재즈협회장

[웅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행사 첫날인 26일에는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베니 그린의 단독 무대가 펼쳐진다. 또 스웨덴의 재즈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가 무대에 오른다. 드러머 서수진 등 떠오르는 국내 신진 뮤지션과의 협연도 이뤄진다.

27일에는 노들섬 야외 잔디마당에서 시민 참여형 재즈 잼(즉흥 공연) 세션 무대 '오픈 마이크'(Open MIC)가 열린다.

영국 맨체스터 출신 트럼펫 연주자 데이먼 브라운을 중심으로 한 데이먼 쿼텟의 공연도 펼쳐진다.

이어지는 '서울 재즈 프렌즈' 코너에서는 재즈 피아니스트 겸 보컬리스트 마리아 킴, 이주미 등 유명 재즈 스타가 출연한다.

마지막 공연은 '아시안 재즈 올 스타즈'가 장식한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많은 재즈 행사가 관객을 찾아가고 있지만, 서울재즈페스타처럼 '순도 100%' 재즈만 선보이는 음악 축제는 흔치 않다. 재즈 대중화를 위해 모든 공연은 무료로 열린다.

웅산은 "'완전 재즈로만 덤벼보자'고 정공법을 썼다"며 "대한민국 재즈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올해 행사에서는 지난달 별세한 한국 1세대 재즈 뮤지션 겸 이론가 고(故) 이판근, 지난해까지 약 20년간 삼성동 재즈 파크 공연을 후원한 서민석 정헌재단 이사장·신홍순 컬처마케팅그룹 고문에 각각 공로상이 주어진다.

"히트곡이 아닌데도 음악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게 재즈가 가진 강력한 힘이에요. 일분일초가 변하는 자유로운 연주 속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관객도 그 안으로 들어가게 되지요. 재즈를 제가 더욱 알려야 하는 이유는 끝이 없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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