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 직격탄' 신림동 상권 "코로나19 때보다 심각"

서현역 흉기난동·살인예고로 피해 계속…민·관·경 합동 순찰

민·관·경, 신림역 인근 특별 범죄예방 합동 캠페인
민·관·경, 신림역 인근 특별 범죄예방 합동 캠페인

임화영 기자 =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이후 전국에서 쏟아지고 있는 살인예고 글을 규탄하기 위해 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에서 관악경찰서, 구청장, 지역상인회, 자율방범대 등 유관기관들이 특별 범죄예방 합동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023.8.8

최윤선 기자 = "1∼2주면 잠잠해질 줄 알았는데 서현역 사건이 터지면서 신림동 상권 피해 상황도 길어지고 있어요. 낮에는 정말 지나가는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다."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흉기난동 사건이 일어난 골목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50)씨는 8일 "지난 5·6월에 비해 매출이 50퍼센트 이상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15년째 같은 자리에서 장사하고 있지만 요즘처럼 (장사가 안돼) 힘든 건 처음"이라며 "코로나19 때보다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 털어놨다.

이날 오후 7시께 찾은 이 골목에서는 실제로 가게마다 손님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맛집으로 소문 나 대기 줄이 길던 순대볶음 식당 한 군데에는 그래도 손님이 좀 있었지만 평소에 비하면 손님이 없는 편이라고 인근 상인이 귀띔했다.

흉기난동 사건의 직격탄을 맞은 이후 조금씩 상권이 회복되는 듯 했지만 지난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이 터지고 온라인 '살인예고'가 이어지면서 또다시 타격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인근 상가에서 12년째 한식집을 하는 배모(52)씨는 "평소 같으면 손님으로 가득 찼을 저녁 시간인데 썰렁하다"며 "지난달에 비해 매출이 50퍼센트 이상 줄어든 상황"이라고 했다.

배씨는 "2주 차에 접어들면서 사건 발생 직후보다는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는데 서현역 사고가 터지면서 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민·관·경, 신림역 인근 특별 범죄예방 합동 캠페인
민·관·경, 신림역 인근 특별 범죄예방 합동 캠페인

임화영 기자 =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이후 전국에서 쏟아지고 있는 살인예고 글을 규탄하기 위해 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에서 관악경찰서, 구청장, 지역상인회, 자율방범대 등 유관기관들이 특별 범죄예방 합동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023.8.8

경찰은 신림역 일대에 순찰차와 기동대를 배치한 데 이어 이날 저녁 합동 순찰 캠페인을 벌였다.

관악경찰서와 관악구청·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의원, 상점가상인회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안전을 위협하는 허위 글 명백한 범죄입니다', '지역주민과 함께 평화로운 일상을 회복하겠습니다' 같은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신림역 일대 골목을 약 20분간 돌았다.

박민영 관악경찰서장은 "특별치안활동을 선언하고 신림역에도 기동대를 배치하고 있지만 아직 불안감을 씻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며 "합동 순찰 활동을 통해 이 지역이 안전하다는 걸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이 상권을 어떻게 회복할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상권 활성화를 위한 축제와 플리마켓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근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장모(59)씨는 "신림역 일대가 우범지역으로 낙인찍혀 피해가 크다"며 "사람들이 안심하고 골목을 찾을 수 있게 경찰 순찰 같은 치안 활동을 잠깐 '보여주기'식으로 끝내지 않고 장기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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