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없는 '맹견 70마리 탈출' 해프닝…3마리 탈출했다 포획

경찰 "큰 개 탈출해 위험"→소방 "70마리 탈출"→동구 "맹견 70마리 탈출"

동구 "주민 안전 차원서 '맹견' 단어 사용…혼란 끼쳐 죄송"

개 3마리가 탈출했던 농가
개 3마리가 탈출했던 농가

[촬영 이주형]

양영석 강수환 기자 = 대전 동구가 맹견 70여마리가 탈출했다고 재난 문자를 보냈다가 취소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동구는 8일 오전 10시께 삼괴동 한 개 농장에서 맹견 70여마리가 탈출했다며 주민들에게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농장 주변 접근을 자제하고 안전한 장소로 즉시 대피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25분 뒤 동구는 다시 탈출한 개를 모두 회수했다는 재난문자를 재발송했다.

탈출한 개는 70마리가 아니라 3마리였다.

포획에 나선 경찰과 119 대원들이 도착하기 전 이미 주인이 포획해 다시 울타리에 넣었던 것이다.

개 주인의 진술이 명확하지 않아서 탈출한 개가 2마리 또는 3마리였는지 초반에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현장에 처음 도착한 경찰은 주인 진술에 따라 2∼3마리가 탈출한 것으로 파악했지만, 동구는 최종 현장 조사를 거쳐 3마리가 울타리를 벗어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경찰에는 이날 오전 9시 43분께 "큰 개가 다니고 있어 물 것 같아 위험하다"는 첫 신고가 112로 들어왔다.

대전 동구 재난문자
대전 동구 재난문자

[대전 동구 재난문자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경찰은 즉시 119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고, 119 상황실 대원이 신고자와 통화하는 과정에서 70마리가 탈출했다는 내용을 추가로 확인하고 관련 내용을 동구와 공유했다.

신고 내용을 전달받은 동구 재난총괄 부서는 주민 안전을 위해 임의로 '맹견'이라는 단어를 넣어 재난 대피 문자를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동구는 사실확인을 거치지 않은 채 재난 문자를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구는 개가 탈출했다는 신고가 들어온 곳에서 주인이 대형견과 소형견 등 30여마리의 개를 키우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 개 사육 농장이 아닌 일반 농가에서 울타리를 쳐놓은 형태로, 평소에도 개가 자주 탈출해 인근 주민들이 불안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동구는 행정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채 30여 마리 개를 키우고 있는 해당 농가 주인이 농지법을 위반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마을 주민이나 주변 등산객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 맹견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결과적으로 시민들께 혼란을 드린 점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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