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찾은 美유엔대사, 대북제재 패널 대안으로 "모든 옵션 고려"

중러 빠지거나 유엔 바깥에서 운영되는 체제도 가능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 없고 생산적 대화에 열려 있어"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주유엔(UN) 미국대사가 16일 오전 비무장지대(DMZ) 내 미군 부대인 '캠프 보니파스'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4.16 [청사사진기자단]

외교부 공동취재단 김지연 기자 =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이달말 활동을 종료하는 유엔 대북제재 이행 감시체제의 대안에 대해 유엔 시스템 안팎의 모든 가능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방한 중인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날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DMZ)를 찾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임기 종료에 따른 대안과 관련해 '러시아와 중국의 참여가 없는 경우도 고려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당연하다"며 중러를 배제하고 서방이 주도하는 형태로 운영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 일본 등 유사입장국 이사국과 긴밀히 협력해 전문가 패널이 하던 중요한 일을 어떻게 계속해 나갈 수 있을지 창의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새로운 대안의 형식과 관련해선 "유엔총회든 유엔 바깥의 체제든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러시아가 지난달 말 패널 임기 연장 결의안에 유일하게 거부권을 행사하고 수많은 대북 제재를 위반하는 북한을 두둔하는 데는 군사협력 등으로 형성된 북러관계가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북러 관계 우려를 표하고, 방한 기간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만나 면담했다.

캠프 보니파스 찾은 주유엔 미국대사
캠프 보니파스 찾은 주유엔 미국대사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주유엔(UN) 미국대사가 16일 오전 비무장지대(DMZ) 내 미군 부대인 '캠프 보니파스'를 찾아 방문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4.04.16 [청사사진기자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미국은 안보리 이사국으로 같이 활동하는 한국, 일본 등과 비확산체제를 위협하거나 이러한 불법 행위를 허용하는 이들에게 책임을 묻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중국이 안보리 내 상임이사국 지위를 이용해 불법행위를 두둔한다고 겨냥한 뒤, "러시아와 중국은 입장을 바꾸고, 북한은 외교를 선택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DMZ 방문은 "잊지 못할 경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우리는 북한에 도발을 거부하고 대화를 수용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의미 있는 외교의 문을 열어놓았고, 전제조건 없는 진정한 생산적 대화에 대해서도 여전히 열린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DMZ 방문 후 서울 용산구 아메리칸 디플로머시 하우스에서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와 함께 탈북 청년들을 만났다. 전날엔 탈북여성 이애란·안혜경씨와 이북 요리 전문점에서 식사하는 모습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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