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도요타 판매·정비 교육의 출발지…'트레이닝 아카데미' 가보니

이승연 기자 = "지금 보시는 것은 물과 공기만 사용하는 페인트 시뮬레이터입니다."

지난 11일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도요타 트레이닝 아카데미 4층.

조영욱 한국토요타자동차 교육부장이 정수기에서 떠온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이를 그대로 스프레이건 통에 부어 스프레이를 뿌리기 시작했다.

물이 작은 입자로 흩뿌려지더니 실제로 페인트를 칠한 것 같이 펜더 모형 위에 색이 입혀졌다. 노란색, 핑크색 등 색상도 다양하게 구현됐다.

입자가 공중에 퍼지자 조 부장은 "식수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취재진을 안심시켰다.

조 부장이 시연을 마치자 스프레이건의 센서를 통해 추적된 그의 동선, 분사 각도·속도·균일성 등이 모니터에 나타났다. 실제 스프레이보다 더 효율적인 훈련이 가능해 보였다.

조 부장은 "작업자가 페인트 스프레이에 익숙해지려면 수천만원의 페인트를 낭비해야 하지만, 이 시뮬레이터를 교육에 활용하면 물과 공기만으로도 연습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페인트 시뮬레이터는 이곳 도요타 트레이닝 아카데미가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가상현실(VR) 연습 기기를 도입한 업체는 있지만 실제로 스프레이를 뿌리듯 연습할 수 있는 곳은 도요타 트레이닝 아카데미가 유일하다.

페인트 시뮬레이터가 있던 트레이닝 아카데미 4층은 사고 차량 복구, 중고차 인증, 세차 및 광택 컨디셔닝 등 작업을 교육하는 공간이다.

천장에 달린 일자형 전등은 차량 덴트 복원, 패널 수리, 폴리싱 등에 유용하게 활용된다.

차량의 후드를 눌러 표면에 일렬로 반사되던 빛의 모양이 구불구불해지는 모습을 보여주던 조 부장은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미세한 패널 손상을 도구를 사용하지 않아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층에는 전동화 차량 전용 스톨이 설치돼있었다. 배터리뿐 아니라 모든 전동화 차량에 관한 시스템을 점검할 수 있는 전용 장비와 기구가 비치돼있는 공간이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본래 서울 성동구에 있던 교육 공간을 경기 용인시로 이전해 면적 1천507㎡, 지상 4층 규모의 이곳 트레이닝 아카데미를 개장했다.

앞으로 한국토요타자동차의 서비스센터 테크니션, 서비스 어드바이저들은 트레이닝 아카데미에서 인증 교육 및 테스트를 받게 된다.

직군별로 고객 응대, 일반 정비뿐 아니라 부품 분해 및 조립, 차량 진단 장비 사용법, 패널 수리 등 다양한 실습 교육도 진행한다.

미래 모빌리티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전동화 차량에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할 예정이다.

'판매와 서비스는 하나'라는 목표로 세일즈와 서비스 업무를 통합한 미래 모빌리티 인재를 육성한다는 게 한국토요타자동차의 구상이다.

트레이닝 아카데미 곳곳에는 도요타가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차량 부품을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소품들이 자리했다.

스프링 코일을 활용한 책꽂이, 브레이크 디스크로 만든 시계, 유성기어로 장식된 테이블, 촉매를 가공한 꽃병 등 60여개 소품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트레이닝 아카데미는 도요타 브랜드 체험 공간이기도 했다.

강연장으로 활용되는 아카데미 1층과 2층의 벽면에는 '더 좋은 차를 만들자', '행복의 양산' 등 도요타의 기업 철학이 담긴 문구가 적혀있었다.

특히 1층은 모터스포츠 요소를 활용한 인테리어 디자인을 통해 '한계를 뛰어넘자'는 도요타의 기업 정신을 드러냈다.

노찬동 한국토요타자동차 부장은 "모빌리티 브랜드로 전환하기 위해 '도요타'다운 인재를 양성하고, 글로벌 도요타의 방향성과 메시지를 공유하는 장소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