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스포츠원로 장웅, 올림픽 훈장 받아…신변이상설 불식

"건강상 이유로 화상 참석"…2019년 IOC총회 이후 첫 공개 활동

바흐 "IOC와 북한 잇는 가교…평창동계올림픽 남북 공동입장에 기여"

IOC 훈장 받은 북한 장웅 전 위원(상단 영상)과 다른 수상자들
IOC 훈장 받은 북한 장웅 전 위원(상단 영상)과 다른 수상자들

[IOC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상현 기자 = 최근 몇 년간 공식 활동이 없어 신변이상설이 불거졌던 북한의 장웅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IOC 총회에서 훈장을 받으며 건재함을 알렸다.

18일 국제올림픽위원회에 따르면 장 전 위원은 전날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IOC 141차 총회에서 '올림픽 훈장'(공로장)을 받았다.

장 전 위원은 건강상 이유로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했으며, 그의 아들 존 장이 대신 받았다고 IOC 측은 전했다. 장웅의 아들로는 그간 북한 축구대표팀 골키퍼였던 장정혁이 알려져 있는데, 존 장과 동일 인물로 보인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장 전 위원이 "수십 년간 북한 내 스포츠 역할 증진에 원동력이 됐다"면서 "언제나 올림픽 운동과 북한의 올림픽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장웅은) 신뢰받는 조언자였다"면서 "IOC 명예위원이 된 지금도 북한 선수들이 올림픽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특히 그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북한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의 참가를 위한 협상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며 "한국과 북한 선수들이 개막식에 함께 행진하며 전 세계에 강력한 평화의 메시지를 발신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바흐 위원장은 그에게 사의를 표하며 마지막을 "감사합니다"라는 한국어로 끝맺기도 했다.

장 전 위원은 "영광이고 자랑스럽다"면서 "건강상 이유로 직접 참석은 못했지만 동료들의 모습을 봐 반갑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농구 선수 출신인 장 전 위원은 1996년 IOC 총회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함께 IOC 위원에 선출됐으며, 이후 20여년간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국제 스포츠 인사로 폭넓은 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2019년 6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134차 총회를 마지막으로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모습을 감춰 신변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지만, 결국 건강상 이유로 그간 활동이 뜸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관람차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건강상 이유로 폐회식을 지켜보지 못하고 북한으로 돌아간 바 있다.

최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는 그의 딸인 장정향 국제배구심판이 심판위원으로 참가해 시선을 끌었다.


답장을 남겨주세요